법의 철퇴와 “잘하는 건, 공짜로 해주면 안 되지”

하지만 197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 컴퓨터가 예전에 비해 보급이 많이 되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제 고객들이 하드웨어를 사면 소프트웨어는 같이 묶어서 무료로 배포하던 기업들이, 전략을 바꿔 소프트웨어에 저작권을 갖게 되었고, 모든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소스코드를 수정, 열람 할 수 있는 권한이 사라져 버렸고, 돈을 내고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야 되는 시대가 도래 하게 되었다. 사실 회사들이 이러한 전략을 취하게 된 까닭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1969년도에 있었던 미 연방 대법원 판결이 그 시발점이다. 미 연방 대법원은, IBM과 같은 몇몇 대기업들이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장을 독점한다고 판단하였다. 연방대법원은, 자사의 하드웨어에다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끼워서 제공하는” 행위가 반독점법을 위반 한 것이라 판단하여, 이러한 행위를 금지하였다. IBM역시 이러한 판결이 불공평하다고 판단하였고, 이러한 판결에 대해 항소를 하였다. 여담으로 이러한 법적 싸움이 무려 13년간 IBM과 연방 대법원과의 싸움이 계속되었고, 13년간의 법적 싸움 끝에 IBM이 승소하였지만 이미 시장 점유율은 떨어진 뒤였다. 한편 이러한 법적 싸움을 하면서, IBM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결정을 하게 된다. 바로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끼워 파는 행위를 중단하고, 그 대신 소프트웨어 제공 서비스를 SCP(System Control Programming)와, PP(Program Products) 이렇게 두 가지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런 뒤, SCP는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을 해주고, PP는 사용자들에게 돈을 받고 팔기 시작하였다. 그 당시 시장을 지배하던 IBM이 이러한 전략을 취하자, 곧 다른 기업에게도 이러한 전략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널리 확산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IEEE 논문지의 한 Topic에서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하드웨어로부터 파생 되는 소프트웨어와 유지보수 서비스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는 모델을 만든, IBM의 이러한 행위가 상업 소프트웨어 시장의 성장을 가져오는 주요한 이정표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와 달리 소프트웨어는 복사와 배포가 용이하다는 속성을 가지게 되었고, 이는 불법복제라는 크나큰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이때 이러한 상업적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대다수의 기업들이 이러한 상황을 매우 싫어하였다. 이러한 상황을 정말로 싫어한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윈도우 OS의 창시자로 유명한 빌 게이츠 이다. 빌 게이츠는 1976년에 이러한 “소프트웨어 도적질”에 일침을 가하기 위해 “컴퓨터 동호인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이라는 편지를 작성하여 에게 보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금 개인 컴퓨터(취미용 컴퓨터) 시장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좋은 소프트웨어 교육과정이 부족한 것, 좋은 서적이 부족한 것 그리고 좋은 소프트웨어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좋은 소프트웨어, 그리고 프로그래밍을 이해하는 사용자가 없다면 개인용 컴퓨터는 쓸모가 없습니다. 앞으로 쓸 만한 개인용 소프트웨어가 나올 수 있을까요? 약 1년 전 쯤, 폴 엘런과 저는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성장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개발자 몬테 다비도프를 고용하고 알테어 베이직을 개발했죠. 초기 개발은 딱 두 달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만 저희 세 명은 약 1년 가까이 베이직의 문서 작업과 성능 개선, 기능 추가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 저희는 4K, 8K의 확장된 ROM과 디스크 베이직을 개발했습니다. 개발 시간으로 환산했을 때, 저희 컴퓨터의 가치는 4만 달러를 넘을 것입니다. 저희의 베이직을 사용하고 있다는 수백 명의 사용자들에게 받았던 반응은 모두 긍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 명백한 점이 저희를 놀라게 했습니다. 1) 거의 모든 ‘사용자’들이 베이직을 구입한 적이 없었습니다. (10% 미만의 알테어 사용자들만이 베이직을 구입하였습니다) 2) 저희가 개인 사용자들에게 판매한 대가로 받은 저작권 수익을 생각하면, 저희가 알테어 베이직에 썼던 시간은 고작 시간 당 2불에 불과하더군요. 왜 이럴까요? 컴퓨터 동호인들 대부분이 아실테죠. 여러분 대부분이 소프트웨어를 훔쳤기 때문입니다. 네, 꼭 돈을 주고 사야하는 하드웨어와 달리, 소프트웨어는 그냥 공짜로 공유하는 거잖아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던 사람들이 보상을 받는지 아닌지는 누가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공정한가요? 여러분이 소프트웨어를 훔치면서 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소프트웨어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사항을 MITS에 전달하는 것이겠죠. MITS는 소프트웨어를 유료로 판매하지 않으니까요. 저희에게 지급된 로열티는 매뉴얼, 디스켓을 만드는 비용 등의 경비에 들어가는데, 겨우 손해를 면하는 수준입니다. 여러분이 하고 있는 바로 그 행동은 좋은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는 것을 막습니다. 이런 전문적인 일을 누가 공짜로 할 수 있겠습니까? 혹은 어떤 취미 개발자가 프로그래밍, 디버깅, 문서화까지 완료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배포하는데 세 명의 인력을 1년 동안 투입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들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이런 개인용 소프트웨어에 막대한 자원을 투자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6800 베이직을 개발했으며, 현재 8080 APL과 6800 APL을 개발하고 있습니다만, 이 소프트웨어를 개인 사용자에게 제공할 이유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해, 여러분은 또 훔칠 테니까요. 알테어 베이직을 복제해서 재판매하고 있는 이들은 어떤가요? 그들은 개인용 소프트웨어로 돈을 벌고 있지 않나요? 네 그렇죠. 하지만 저희에게 신고된 이들은 반드시 패배할 것입니다. 그들은 컴퓨터 동호인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떠한 형태의 컴퓨터 동호회에서든 반드시 추방되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가격을 지불하실 의향이 있거나, 제안사항, 의견이 있으신 분은 편지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180 Alvarado SE, 114, Albuquerque, New Mexico, 87108” 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프로그래머 딱 열 명만 고용할 수 있다면 그리고 개인 컴퓨터 시장에 좋은 소프트웨어를 많이 소개할 수만 있다면, 제겐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겠습니다.”

또한 Data General(DEC컴퓨터를 판매하던 회사) 역시, 자신들이 개발한 “RDOS“ 라는 운영체제의 불법복제 문제에 대해서 법적문제를 제기 하였고, 결국 자사의 ”RDOS“에 대해 저작권으로 보호를 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을 통해 결국 소프트웨어는 유료화 되었고, 저작권을 갖게 되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저작권에 의해, 허가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기존에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고칠 수 없었다. 또한 Closed Source Code라는 개념의 탄생을 알리는 시작이었다.

DEC-10 컴퓨터의 사진

1976년도에 빌게이츠가 altair BASIC을 불법복제하는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